세계의 국화(國花)

제1편: 국화(國花)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눈꽃가야 2025. 5. 16.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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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궁화 – 대한민국의 국화

🌸 세계 각국의 국화 – 그 속에 담긴 문화와 역사

– 제1편: 국화(國花)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국화.
국기를 세우듯, 국장을 새기듯,
한 나라를 대표할 ‘꽃’을 정한다는 것은
그 자체로 정체성과 철학을 선언하는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이 ‘국화’는
과연 언제부터 생겨난 개념일까요?


①  국화의 기원 – 고대 문명 속 상징 식물들

오늘날의 ‘국화(國花)’는 근대 국민국가 체제가 등장하면서 생긴 제도적 상징이지만,
그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각 문명에서는 특정 식물을 자신들의 정신과 정체성을 대표하는 상징으로 삼아왔습니다.

 

국가의 공식 문서는 아니었지만,
왕권과 종교, 생명, 신성함을 담은 식물들은
오늘날 국화 제도와 연결되는 상징적 전통의 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집트 파피루스 / 사진: AXP Photography / Pexels"

🏺 고대 이집트 – 파피루스 (Cyperus papyrus)

  • 나일강 유역의 대표적인 수생식물입니다.
  • 줄기의 속껍질을 얇게 저며 만든 ‘파피루스 종이’는 세계 최초의 기록 매체로 사용되었습니다.
  • 신전 벽화나 파라오의 무덤 장식에서 진리, 생명, 영원성을 상징하는 식물로 자주 등장합니다.
  • 영어 단어 ‘paper(종이)’도 바로 이 papyrus에서 유래했습니다.

당시 고대 이집트에는 국화 제도가 없었지만,
파피루스는 그 문명을 대표하는 식물이자, 사실상의 ‘비공식 국화’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모란
매화

🐉 고대 중국 – 모란 (Paeonia suffruticosa) & 매화 (Prunus mume)

  • 모란(牡丹)은 ‘꽃의 왕’이라 불리며, 부귀와 영화, 권위를 상징했습니다.
    특히 당나라 시대부터 궁중과 귀족 문화에서 가장 사랑받는 꽃이었으며,
    시, 그림, 자수, 도자기 문양 등 다양한 문화 예술에서 등장했습니다.
  • 매화(梅花)절개, 고결함, 군자의 품성을 상징했습니다.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고 꽃을 피우는 특성이 유교적 가치와 잘 어울려
    오랫동안 정신적 상징으로 존중받았습니다.

중국에는 공식적인 국화 제도는 없었지만,
모란과 매화는 문화와 철학, 정치와 정신을 대변하는 대표적 상징 식물이었습니다.


🏛 고대 그리스·로마 – 월계수 (Laurus nobilis) & 백합 (Lilium)

  • 월계수(laurel)는 태양신 아폴론의 상징으로,
    승리, 명예, 시(詩)의 영감을 의미했습니다.
    시인과 장군, 황제들에게 월계관을 씌우는 전통은 신성한 의식이자 사회적 존경의 표시였습니다.
  • 백합(lily)은 순결함과 여신, 어머니의 신성을 상징하며,
    특히 로마 제국에서는 결혼식이나 종교의식에 자주 사용되었습니다.

이처럼 고대 유럽에서도 꽃과 식물은 신화, 정체성, 사회적 가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었습니다.


연꽃

🕉  고대 인도 – 연꽃 (Nelumbo nucifera)

  • 연꽃은 힌두교와 불교에서 모두 신성하게 여겨졌습니다.
    비슈누, 락슈미, 브라흐마, 붓다 등 주요 신들은 연꽃 위에 앉아 있거나 연꽃에서 태어난 것으로 묘사됩니다.
  • 진흙 속에서도 깨끗하게 피는 성질 때문에,
    정화, 영적 해탈, 탄생과 재생의 상징으로 자리잡았습니다.

근대 인도는 이 연꽃을 공식 국화로 채택했으며,
그 상징성은 이미 수천 년 전부터 깊이 자리하고 있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정리: 국화 제도 이전에도 ‘국화를 대신할 상징 식물’이 존재했습니다


문명  상징 식물  상징 의미 
이집트 파피루스 기록, 생명, 영속성
중국 모란·매화 권위, 부귀, 고결, 절개
그리스·로마 월계수·백합 승리, 순결, 신성
인도 연꽃 탄생, 해탈, 정화, 신성
 

이러한 식물들은 공식적인 국화는 아니었지만,
오늘날 국화 제도에 앞서 각 문명의 정신과 상징을 담아낸 식물들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본 국화 천황의 문장 오른쪽 사진

 

② 세계 최초의 국화: 일본의 '국화(菊花)'

공식적으로 가장 이른 시기에 국화를 도입한 나라는 일본입니다.

  • 13세기 가마쿠라 시대, 국화(Chrysanthemum)천황의 문장으로 사용
  • 메이지 유신(1868) 이후 천황제 중심의 국가 상징으로 확립
  • 일본 여권에는 지금도 황금 국화 문장이 인쇄되어 있습니다

벚꽃(사쿠라)은 일본인의 마음에 새겨진 꽃이지만,
국화 제도의 기원은 국화(菊花)에 있습니다.

 

일본은 사실상 ‘국화 제도’를 가장 먼저 도입한 국가라 할 수 있습니다.


③ 국화는 어떻게 선정되는가?

국화를 정하는 과정은 단순히 ‘예쁜 꽃을 고르는 것’이 아닙니다.
그 나라가 어떤 역사와 정체성을 담고자 하는가에 따라 기준이 정해집니다.


항목  내용 
문화적 연관성 민속, 문학, 설화에서 반복 등장하는 꽃인지
자생 또는 친화력 자국의 기후와 생태에 적합한 식물인가
국민 정서 반영 사랑받고 익숙한가, 계절감과 일치하는가
상징 메시지 독립, 인내, 생명력, 희생 등 국가적 가치와 연결되는가
정치적 배경 헌법 제정, 독립 선언, UN 가입 등의 계기에서 채택됨
 

④ 국화는 국가의 철학이다

국화는 단순한 ‘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한 나라가 지켜온 역사, 견뎌낸 시련, 그리고 앞으로 나아갈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그래서 국화는 ‘국가의 얼굴’이자,
그 나라의 무언의 언어입니다.


🌺 다음 이야기
“무궁화 – 대한민국의 국화는 어떻게 탄생했을까?”
📆 매주 목요일, 시리즈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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