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빛을 닮은 보랏빛 야생화, 블루문 플록스
봄빛을 닮은 보랏빛 야생화, 블루문 플록스
푸른수목원을 걷다가, 나무 그늘 아래 조용히 피어난 보랏빛 꽃을 만났습니다.
햇살이 스치듯 내려앉은 그 자리에, 파스텔처럼 은은한 색을 입고 선 이 꽃의 이름은
‘블루문 플록스(Phlox divaricata Blue Moon)’.

크게 화려하지도, 강하게 향기 나지도 않지만
바로 그런 조용한 아름다움이 더 오래 기억에 남았습니다.

플록스란?
플록스(Phlox)는 석죽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풀로,
북아메리카를 원산지로 하는 정원 식물입니다.
그리스어로 '불꽃'이라는 뜻에서 이름이 유래되었을 만큼
다채로운 색감과 생기 있는 꽃모양이 특징이에요.
종류에 따라 봄부터 가을까지 시차를 두고 개화하며
덩굴처럼 퍼지는 것도 있고, 꽃대가 길게 올라가는 것도 있어
자연풍 화단이나 계절 정원에서 널리 활용됩니다.

블루문 플록스의 특징
블루문은 Phlox divaricata 품종 중 하나로,
봄철 반그늘이나 그늘진 곳에서도 잘 자라는 야생 플록스입니다.

잎은 부드럽고 키는 30~40cm 정도로 낮으며,
꽃은 연보라에서 푸른빛을 띠는 보랏빛까지 아주 은은한 색감을 보여줍니다.
멀리서 보면 그저 연보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잎의 싱그러움과 꽃의 부드러움, 그리고 향기가 조용히 어우러집니다.

봄이 오면 이 꽃은 말없이 피어나고
바람에 따라 흔들리며 숲 속 풍경의 일부가 됩니다.

꽃말과 전설
플록스의 꽃말은 ‘온화한 마음’, ‘조화’, ‘정열’, ‘하나 됨’ 등입니다.
여러 송이가 모여 피는 특징 덕분에
옛사람들은 협력과 사랑의 상징으로 여겼다고 해요.

블루문 플록스에 얽힌 전설도 있습니다.
밤길을 걷던 여인이 그리움을 담아 들판에 떨어뜨린 불빛이
다음 해 봄, 보랏빛 꽃으로 피어났다는 이야기.
‘Blue Moon’이라는 이름도 이런 신비롭고 서정적인 전설과 잘 어울립니다.

화단에서 키우기
블루문은 반그늘~그늘에서도 잘 자라기 때문에
햇볕이 부족한 숲가 화단이나 북향 벽 근처에 심기에 적합해요.
번식은 씨앗이나 포기나누기로 가능하고,
한 자리에 잘 자리 잡으면 해마다 봄이 되면 알아서 다시 피어납니다.
꽃이 진 후 꽃대를 잘라주면 잎이 더 싱싱하게 유지되고,
너무 건조하지 않도록 토양 습도를 유지해 주는 것이 좋아요.

가야의 정원에도 피어날까요?
저는 현재 몇 종의 여러해살이 플록스를 키우고 있지만,
블루문은 수목원에서 처음 만났습니다.
화려한 차가 플록스, 퍼지는 꽃잔디 플록스와는 또 다른
그늘 속 잔잔한 아름다움이 참 매력적이었습니다.
언젠가 우리 화단에도 이 보랏빛이 피어날 수 있기를,
그리고 그날을 기록할 또 한 편의 꽃이야기를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