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시가 많아 떠나보냈지만, 다시 만난 해당화

어릴 적, 나는 이 꽃을 참 예뻐했다.
해안가 모래밭에서 피어난다고 해서 ‘해당화’라는 이름을 지녔다는데,
막상 우리 집 화단에 들인 해당화는 그렇게 순하지 않았다.
거칠고 단단한 가지, 온몸에 돋은 날카로운 가시.
화단에 손을 대기만 하면 피멍이 들기 일쑤였고,
몇 번이고 옷자락이 찢어지곤 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화단에서 퇴출했다.
그렇게 한참을 잊고 살았다.
그런데…

🌿 부천 무릉도원수목원에서 다시 마주한 꽃
2025년 5월,
부천 무릉도원수목원을 거닐다가 우연히 다시 만났다.
그 꽃.
해당화였다.
이번엔 예전처럼 앙칼지지 않았다.
진한 분홍빛의 꽃이 햇살 아래에서 환히 피어 있었고,
하얀 해당화꽃엔 꿀벌이 다정하게 머물고 있었다.
잎도 얼마나 싱싱하던지, 그때의 기억이 스르르 풀리는 느낌이었다.
"이 아이가 이렇게 예뻤었구나…"
퇴출당했던 생존왕 중 하나였지만,
그 아름다움만큼은 잊을 수 없는 꽃이다.

🌸 해당화란?
- 학명: Rosa rugosa
- 영명: Rugosa rose / Japanese rose
- 과: 장미과 (Rosaceae)
- 원산지: 한국, 중국, 일본 등 동북아시아
- 자생지: 해안 모래땅, 사구지대 등 척박한 환경
- 개화시기: 5~6월
- 특징: 진한 향기, 큼직한 꽃잎, 짙은 녹색의 주름진 잎, 강한 가시
해당화는 모래땅에서도, 염분 섞인 바람 속에서도 끄떡없이 자란다.
그래서인지 꽃말도 어디엔가 마음을 묻어두고 있는 것처럼 아련하다.

🌼 꽃말과 전설
- 꽃말: 슬픈 사랑, 이별, 기다림
- 전설:
바다 건너 떠난 사람을 기다리던 여인이
바닷가에서 눈물로 키운 꽃이 바로 해당화라는 이야기.
그 슬픈 전설은 지금도 해안 바람 속에서 속삭이는 듯하다.

🪴 왜 퇴출됐을까?
나도 한때 키웠던 해당화.
하지만 온몸을 감싼 날카로운 가시들 때문에 결국 화단에서 밀려났다.
잔가지 정리도 어렵고, 가시 때문에 가까이 다가가기도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 강인함이 오히려 이 꽃의 매력이었을지도 모른다.

🌿 다시 보고 싶은 꽃
수목원에서 만난 해당화는
예전보다 훨씬 더 아름다워 보였다.
꽃은 풍성하게 피었고, 잎은 싱그럽고 건강했다.
그저 자연의 흐름 속에서 피어난 모습이
참 좋았다.
한 번은 떠나보냈지만,
이제는 마음으로 다시 품어보고 싶은 꽃.
가시가 있다고 해서 덜 아름다운 건 아니라는 걸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고려가요에도 「해당화」라는 작품이 전해진다.
매우 짧지만, 그 정서는 시대를 넘어 오늘의 감정과도 이어진다.
“해당화여, 해당화여
나를 두고 피었는가
내 님 오실 길에
피어 기다리노라”
짧은 4구의 이 노래는
사랑과 기다림, 그리고 자연 속에 마음을 빗댄 선조들의 정서를 잘 보여준다.


📷 촬영 정보
- 촬영지: 부천 무릉도원수목원
- 촬영일: 2025년 5월
- 촬영자: 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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