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색으로 피어나는 봄 – 분홍괴불나무
가야의 꽃이야기
봄이 되면 세상은 온통 연한 녹색으로 물들고,
그 사이사이 분홍빛이 조심스레 피어납니다.
수목원의 한편, 덤불처럼 뻗은 가지 끝에 맺힌 작은 꽃송이들.
처음에는 이름도 모르고, 그냥 바라보았어요.
그런데 가까이 다가가 보니, 그 분홍빛 꽃은 마치 어린 시절 들꽃처럼 수줍고 따뜻한 얼굴을 하고 있었죠.
그 이름은 ‘분홍괴불나무’.
분홍괴불나무란?
분홍괴불나무는 인동과에 속하는 낙엽관목으로,
학명은 Lonicera tatarica.
원산지는 시베리아와 중국 북부, 몽골, 중앙아시아 등지이며
차가운 기후에서도 잘 자라는 튼튼한 관목입니다.
키는 약 2~3m까지 자라고, 가지가 옆으로 넓게 퍼지며
봄이면 가지마다 연한 분홍색의 두 송이 꽃이 짝을 지어 피어납니다.
꽃이 진 자리에는 작은 붉은 열매가 맺히는데,
조류에게는 먹이가 되지만 사람에게는 독성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꽃의 구조와 특징
- 꽃은 작은 나팔형이며, 좌우대칭을 이루는 것이 특징입니다.
- 두 송이가 마주 보며 피어나기 때문에, 마치 사랑하는 이들이 손을 맞잡은 듯한 느낌을 주죠.
- 꽃잎은 연분홍~진분홍까지 다양하며, 은은한 향이 납니다.
- 이른 봄~초여름까지 개화하고, 여름에는 잎 사이로 열매가 드러납니다.
전설과 꽃말
분홍괴불나무에는 슬픈 전설이 전해집니다.
옛날 어느 마을에, 멀리 전장에 나간 연인을 기다리던 여인이 있었습니다.
매일 같은 자리에 앉아 그가 돌아오기를 기다리던 그녀는, 결국 그 자리에 쓰러져 생을 마감했고,
그곳에서 해마다 두 송이씩 꼭 붙어 피는 분홍꽃이 피어났다고 해요.
그 꽃이 바로 괴불나무꽃이 되었다는 이야기입니다.
꽃말도 그 전설처럼
기다림, 그리움, 사랑의 인내, 다시 만남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두 송이 꽃이 꼭 붙어 피는 모습은,
이별한 연인도 언젠가 다시 마주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는 듯해요.
정원에서의 분홍괴불나무
분홍괴불나무는 비교적 관리가 쉬운 편입니다.
그늘이 적당히 드는 장소에서도 잘 자라고,
건조에도 비교적 강하며, 번식력도 좋습니다.
- 활용 팁
- 생울타리용으로 좋음
- 자연풍 정원, 수목원 스타일 식재에 적합
- 개화 후 가지치기를 해주면 수형이 단정해집니다.
단, 열매에는 독성이 있으므로 아이들이 많은 공간에는 주의가 필요합니다.
가야의 꽃 한마디
푸른수목원 후문 그늘진 길목에서 만난 분홍괴불나무는
그 이름처럼 참 수줍고도 따뜻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매년 봄이 되면 이 꽃을 떠올리며,
나도 누군가의 그리운 봄빛이 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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