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잎 사이로 노란 꽃이 피어나는 순간
푸르푸레아 오타와매자 ‘슈퍼바’
늦봄 공원의 한쪽, 사람들이 잘 지나가지 않는 구석에서 붉은 잎 사이로 노란 꽃이 피어나는 장면을 마주했습니다.
작은 꽃들은 가지마다 다닥다닥 모여 있었고,
진한 자줏빛 잎과 어우러져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 같았습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니, 낯선 이름의 안내판이 놓여 있었습니다.
글씨가 흐려서 잘 안 보입니다
그래서 다시 한번 찍었습니다.
푸르푸레아 오타와매자 ‘슈퍼바’.
매자나무과에 속하는 낙엽성 관목으로,
눈매자나무와 유럽매자나무의 교잡종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그중에서도 붉은 잎이 유독 아름다워 선별된 품종, 바로 ‘슈퍼바’입니다.
보랏빛 잎은 햇살을 받아 더 깊어지고,
그 속에 노란 꽃이 촘촘히 피어있는 모습은
마치 어두운 배경 위에 금빛을 뿌려놓은 듯했습니다.
가지를 따라 돋아 있는 가시들까지도 그 순간에는
묘하게 아름답게 보였습니다.
매자나무에는 전설이 전해진다고 합니다.
중세 유럽에서는 이 가시 많은 나무가 악한 기운을 막아준다고 믿었고,
어떤 병사는 이 나무 아래 숨어 목숨을 구했다는 이야기까지 전해진다네요.
그 때문인지 매자나무의 꽃말은 이렇습니다.
'조용한 용기'
'시련을 이겨낸 아름다움'
'자기 방어'
꽃은 작고 연약하지만,
그 안에는 놀라울 만큼 강인한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오늘 나는 그런 꽃을, 그런 식물을 만났습니다.
가시가 있어 조심히 다가가야 하지만,
그래서 더 소중하게 느껴졌던 오늘의 꽃.
푸르푸레아 오타와매자 ‘슈퍼바’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기록해 둡니다.
푸르푸레아 오타와매자 '슈퍼바' 자료를 찾아보니 가을에는 이렇게 붉고 아름다운 열매까지 볼 수 있다고 하니, 가을에 서울수목원에 가면 다시 찾아가 봐야겠어요.
촬영 : 푸르푸레아 오타와매자 ‘슈퍼바’ / 서울식물원 야외 주제 정원 2025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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