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처럼 흩날리는 사시나무 아래에서
📍 부천자연생태공원 | 2025년 5월 18일
오월의 햇살이 뜨겁게 내리쬐던 오후,
부천자연생태공원의 산책길은 어느새 초록의 숲으로 가득했다.
그날, 나는 놀라운 장면을 목격했다.
하늘에서 흰 눈이 내리고 있었다.
🌬 은백양나무, 하늘을 수놓은 솜털
나뭇잎 사이로 흩날리는 무수한 흰 털들.
바람을 타고 부드럽게 떠다니는 그 모습은,
한여름의 눈, 혹은 천사의 날개 조각처럼 보였다.
이 나무의 이름은 사시나무,
좀 더 정확히 말하면 은백양나무라 불리는 나무다.
잎 뒷면이 은빛을 띠어 그렇게 불리며, 바람에 사시사시 흔들리는 모습 때문에 ‘사시나무’라는 순우리말 이름이 붙었다.
공원 산책을 하던 부부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하얀 솜털을 손으로 받아보며
“눈 오네, 눈 와!” 하며 활짝 웃고 계셨다.
옆에서는 아이들이 뛰어다니며 소리친다.
“엄마, 눈이 와! 이게 뭐야?”
사람이 꽃을 보고도 웃지만,
때때로 씨앗 하나에도 마음이 웃는다.
그날 은백양나무 아래에서 나는 그것을 보았다.
🌳 은백양나무란?
항목 | 내용 |
학명 | Populus alba |
속 | 버드나무과 (Salicaceae) |
서식지 | 한국, 유럽, 중앙아시아 등 |
주요 특징 | 잎 뒷면이 은빛, 솜털 날림, 수고 15~20m 이상 자람 |
꽃말 | 기다림, 추억, 덧없는 사랑 |
은백양나무는 예전엔 도시공원과 가로수로도 흔히 볼 수 있었다.
빠른 성장과 강한 번식력, 도시 공기 정화 능력까지 뛰어나 1960~80년대엔 거리마다 심어진 흔한 나무였다.
하지만 지금은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왜일까?
❄ 왜 은백양나무는 사라졌을까?
은백양나무는 씨앗이 솜털에 싸여 바람을 타고 퍼지는 특성이 있다.
그 양이 어마어마해,
꽃이 지고 나면 마치 폭설처럼 날리는 ‘솜’들이
건물 안, 자동차 틈, 옷 속까지 들어와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또한 일부 사람들은 알레르기나 호흡기 불편을 호소하며
결국 많은 지역에서 은백양나무를 제거하거나 다른 수종으로 교체하게 되었다.
도심에서 사라져버린 이유다.
그래서 이제는 자연생태공원이나
보호림, 일부 수목원에서만 그 모습을 볼 수 있다.
그 많던 은백양나무는 이제 우리 기억 속 ‘추억의 나무’가 된 셈이다.
🧚♀️ 사시나무 전설과 꽃말
사시나무에 얽힌 슬픈 전설이 있다.
오래전 한 여인이 사랑하는 이를 기다리다 결국 돌아오지 못하고 죽었다.
그녀의 무덤 곁에 솜털 같은 씨앗을 흩뿌리는 나무가 자랐는데,
바람이 불면 늘 사시사시 흔들리며 그녀의 그리움을 대신 전한다고 했다.
그런 전설 때문일까.
이 나무의 꽃말도 '기다림'과 '덧없는 사랑'이다.
오늘 바람을 타고 흩날리는 그 수많은 씨앗들이
혹시 잊힌 누군가의 이야기를 전하고 있었던 걸까?
🍃 사시사시, 속삭이는 나무 아래에서
나무는 말을 하지 않지만,
바람과 함께 속삭인다.
오늘 그 아래 서 있던 사람들 모두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웃었다.
나무가 주는 기쁨은 생각보다 단순하고 순수하다.
그날 은백양나무 아래에서,
나는 사람의 마음이 아이처럼 환해지는 순간을 목격했다.
🎥 은백양나무 솜털이 흩날리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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