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중에는 어린 시절을 함께 한 꽃이 있다. 그런 꽃들을 만날 때면 나도 모르게 입가에는 미소가 떠오르고 가물거리는 추억은 이내 어린 시절의 나를 소환한다. 거기 예닐곱 살 먹은 어린 내가 있다. 단발머리에 색동저고리 차림이다. 역시 단발머리를 한 눈이 컸던(지금은 그렇지 않다) 언니가 친구들과 웃으며 마루 끝에 앉아 까르르 웃으며 바늘로 조심스럽게 꽈리 속을 파내고 있다. 주홍빛 유리구슬처럼 빛나는 그 열매 옆으로 꽈리의 겉껍질이 어지럽게 흩어져있다. 꽈르르~ 꽈르르~ 꽥~ 마치 개구리가 우는 듯한 꽈리 소리를 내는 언니들을 부러움에 가득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는 나! 나는 언니의 치마를 잡고 몸을 흔들며 꽈리를 달라며 조르고 있다. 꽈르르~ 입안 가득히 두 볼이 빵빵해지도록 꽈리에 바람을 넣었던 언니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