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1일 탄생화 담쟁이덩굴 담쟁이덩굴은 어린 시절 내게 선망의 대상이었다. 1960년대 중반 전주 남노송동 집들은 대부분 한옥이었는데, 내가 사는 골목 중간에 붉은 벽돌로 지은 멋진 2층 집이 있었다. 한옥집 사이에 우뚝 솟은 2층 집은 단연 돋보였다. 그 집에 사는 사람들을 만나는 일은 극히 드물었지만, 소문에 의하면 집주인이 모 대학교수라고 했다. 푸른 대문은 늘 굳게 닫혀있었고, 높은 담으로 둘러싸여 안을 볼 수 없었다. 우리가 볼 수 있었던 것은 집 전체를 덮은 울창한 담쟁이덩굴로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이층 창문과 흰 커튼이 전부였다. 그 집 앞을 지나칠 때면 나도 모르게 이층 창을 올려다보았다. 격자무늬의 열린 창문 사이로 바람에 흔들리는 흰 커튼이 얼마나 아름다웠던지 고개가 아픈지도 모르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