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단상

앵두꽃과 꽃말 그리고 부암동의 추억

눈꽃가야 2023. 1. 3.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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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두나무는 저에게 매우 친근한 나무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많이 보던 나무라 그런 것 같습니다.

앵두나무는 꽃도 꽃이지만, 빨간 열매가 더더욱 예쁘고 아름답지요.

 

대부분 앵두나무가 별로 크지 않은데 울 아파트에 있는 앵두나무는 무척 큽니다.

 

저보다 훨씬 더 큰 키를 뽐내며,

키 크고 싱겁지 않다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이렇게 가지마다 수많은 꽃을 피웠네요.

모여있다는 것은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시사해 줍니다. 하나가 있는 것보다 모여있으면 무언지 모르게 짜임새 있어 보이고, 튼실해 보이기도 합니다.

 

오늘 안 사실인데요,

봄꽃의 대부분은 꽃잎이 다섯 개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언뜻 보면 그 꽃이 그 꽃 같다는 느낌도 들지요.

 

앵두나무

앵도 나무라고도 부르는데요.

장미과(薔薇科 Rosaceae)에 속하는 낙엽관목입니다.

 

가지가 많이 갈라지고 키는 3m에 달한다고 하네요. 잎은 어긋나며, 잎가장자리에는 조그만 톱니들이 있고 잎의 앞뒷면에 털이 나 있습니다. 잎이 나오기 전에 꽃이 1~2송이씩 흰색 또는 연한 붉은색으로 위와 같이 피지요. 꽃잎과 꽃받침 잎은 각각 5장이고요.

열매는 6월경 붉은색의 둥근 공 모양으로 익지요. 열매를 '앵두' 또는 '앵도'라고 하여 날것으로 먹기도 합니다. 붉게 익은 열매를 보기 위해 관상용으로도 많이 심는데, 고려 시대의 〈동국이상국집 東國李相國集〉에 씌어 있는 것으로 보아 고려 시대 이전부터 정원에 심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하네요. 양지바른 곳에서 잘 자라지만 음지에서도 잘 자라는 앵두나무는 뿌리는 깊지 않지만 길게 뻗어 자란답니다.

앵두나무 꽃말은

"오로지 한사랑"

앵두 꽃말은

"수줍음"이라고 합니다.

 

서울 종로구 부암동 동사무소 뒤편에 지금도 앵두나무가 많이 있는데요.

 

아주 오래전,

전차가 다니던 시절.

 

그러니까 1960~70년대 저는 시골에서 살았습니다. 어린 저는 서울 사람들은 모두 다 잘 사는 줄 알고 있었는데,

당시에 서울도 시골 못지않게 어려웠나 봅니다.

 
 

 

부암동 원주민이신 지금은 작고하신 할머님 말씀에 의하면 자하문 일대에 앵두나무가 지천이었고, 앵두를 따서 한 광주리 가득이고 종로나 효자동 노점에서 팔아 자녀들 공부를 시켰다고 하시더군요,

 

 
 

그렇게 힘든 시절을 살아오신 할머님은 부암동에 꽤 넓은 토지를 소유하셨던 터라 매우 부자이셨지요.

 

하지만,

할머님은 어찌나 근검절약하셨던지 담도 없는 낡은 집에서 생활하셨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2000년 초반까지도 연탄을 때고 사셨으니....

 

할머니가 돌아가시고 며느리는 기다렸다는 듯, 커다랗게 양옥집을 지었고, 담도 아주 높게 쌓아 올렸습니다.

가끔 부암동에 들르면 높은 담을 쳐다보며 그 할머니를 생각합니다. 앵두를 머리에 이고 부암동 고개를 힘겹게 오르내리셨을

할머니의 젊은 시절도 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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